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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스토리

바다는 무수한 물 방울이 모여 - 김병수

by yeon joo 2022. 12. 23.

바다는 무수한 물 방울이 모여 - 김병수

 

 

 

한 방울 물이 있었네 모두들 그 물을 보고
너무 작아 목도 축일 수 없네 아무 소용없다 말 하네

하지만 그 물방울 묵묵히 흘러갔다네
산을 지나 넓은 들판을 달려 묵묵히 흘러갔다네

때로는 험한 사막을 지나 때로는 비 바람 뚫고
지치고 힘들어 쓰러졌지만 일어나 달려갔다네

한 작은 그 물방울 묵묵히 흘러갔다네
사람들은 이제 그 물을 보고 바다라고 말하네

바다는 무수한 물방울이 모여 살고 지고 음~

한 방울 작은 물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물을 보며 아무소용 소용없다고 말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그 물을 보며 바다라고 말을 합니다
무수한 물방울이 모여 이루어진 바다
그것은 바로 여러분입니다

가락마다 곰삭은 ‘믿음의 삶’

현직 노동조합 간부가 음반을 냈다.

 


김병수(38) 보건의료노동조합 문화국장은 최근 노동자들의 심정을 담아낸 <꽃은 어디에서 피어나 어디로 날아가는가>라는 제목의 민중가요 음반을 발표했다. 이 음반에는 ‘다시 다시 다시’, ‘함께하는 세상’, ‘약속해’ 등 김 국장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 12곡이 들어있다. 노동가요처럼 투쟁적인 노래 대신 이 땅에서 아버지이자 노동자로 살면서 느끼는 삶의 애환을 노래했다.

 


이 때문에 노래 한곡 한곡마다 깊은 사연이 배어있다. ‘다시 다시 다시’는 바쁜 노조활동 때문에 제때 집에 들어가지 못한 그가, 아들에게서 “아빠, 우리 집에 놀러오세요”라는 한통의 전화를 받고난 뒤, 소주로 안타까움을 달래면서 만든 노래다. ‘약속해’라는 노래는 노동운동을 하다가 잡혀간 사람들의 가족들과 애인들의 아픔과 사랑을 담고 있다.

 


그가 음반까지 내게 된 것은 지난 2001년 부산의 한 횟집에서 동료들과 술을 마시던중 누군가 “음반을 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의 작사·작곡 및 노래 실력을 동료들은 모두 알고 있어 곧바로 ‘김병수 음반후원회’가 만들어졌다. 그가 노조활동을 하면서 직접 작사·작곡을 한 노래가 200여곡에 이를 정도로 이 방면에 일가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반이 나오기까지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조합원들로부터 1만~2만원씩 도움을 받았지만, 바쁜 노조활동 속에서 음반작업을 하다보니 제작비가 모자라 몇 번이나 중단되기도 했다. 음반이 만들어지기까지 3년이나 걸렸다.

 


그는 “조합원들과 제 노래를 좋아하는 분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서 만든 음반이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만든 노래라고 할 수 있다”며 “음반을 발매해 가수로 데뷔하고 싶은 생각보다는 내가 만든 노래를 조합원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음반을 팔아 수익이 나면 장기 투쟁사업장 노동자와 해고자 자녀들의 장학사업에 쓰고, 그래도 돈이 남으면 2집 음반을 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94년 한양대의료원에 입사한 뒤, 95년부터 줄곧 노동조합 활동을 하다 지난 2001년부터 보건의료노조에 파견돼 문화국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