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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스토리

첫눈 - 글 : 문병란, 노래 : 박문옥

by yeon joo 2022. 12. 23.

첫눈이 온 날의 포장마차 

 

첫눈 - 문병란 詩

 

 

초동의 싸늘함이
코끝에 향긋하니 꽃피는 날
포장마차집에서 소주 석잔을 비울 때
아 첫눈이다, 기쁠 건 없지만
사내들은 모두 예수같이 보이고
여자들은 모두 천사 같이 보인다
아무라도 허물없이 사랑하고 싶은 날
이런 날은 돌멩이라도 사랑할 수 있어라
여보게 이런 밤 우리도
소주 한 병 비우고 조금 취해
모닥불가에 앉아 손 부비며
쓸쓸하게 사랑하는 법이나 배울까?
허물없이 사랑하는 법이나 배울까?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눈물의 씨앗이라고 대답할까?
천원짜리 한 장을 마지막 쓴 밤에
슬프다 슬프다 작게 외치리
첫눈이 보시락거리며
내 두금 더 는 주름 위에
입술 부비며 젖어내릴 때 여자여,
오늘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같이
굴뚝 타고 모르게 그대 찾아가리
첫눈이다 ! 첫눈이다! 이 밤에 그대 곁에 누워
허물없이 정이 드리, 그냥 기대어

타오르다 무너지는 노을이 되리, 여자여!

첫눈 -  박문옥 곡, 노래

 

 

첫눈이 내리는 밤이면

사내들은 모두 예수가 되고

첫눈이 내리는 밤이면

여자들은 모두 천사가 된다.

여보게 우리도 이런 밤

소주 몇 잔 비우고 조금 취해

모닥불 가에 언 손 부비며

쓸쓸한 추억하나 만들어 볼까?

만원짜리 한 장에 꿈을 달래고

포실거리는 눈발에 맞춰

첫눈 밤 같은 오늘 밤 같은

사랑하나 만들까?

 

그립다

첫눈이 내리면

먼데 마을 하나 둘 등불 꺼지고

지금쯤 그리운 사람은

혼자서 외로이 잠이 드는데

창가에 기대면 먼데

여인의 발자국 소리 엿들어 볼까?

이런밤 우리도 고요히

손모아 믿음하나 지킬까?

첫눈 - 박문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