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이기는 길 예수에서 그리스도로,,,,
죽음 부활로 ...
작가가 마음에 품은 연인이란, 작가 자신보다 독자들에게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전해 주는 법입니다. 대개의 경우 작가에게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끝나지만, 그것을 소재로 쓴 작품은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 읽을 거리를 주기 때문입니다. 이탈리아의 위대한 시인 단테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단테는 겨우 아홉 살 때 한 살 아래의 베아트리체를 처음 보고는 평생을 바쳐 그녀를 사랑했습니다. 베아트리체를 찬양하는 내용으로 몇 개의 산문집을 썼던 단테는 "일찍이 어느 여인도 받지 못했던 찬사를 베아트리체에게 바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쓰지 않으리라"고 맹세했고, 끝내 만년의 대작 <신곡>에서 그 약속을 이행했습니다.
<신곡>은 단테의 종교와 정치 사상을 집대성한 그야말로 '신성한 희곡(La divina commedia)'으로서, 무려 20년 동안 집필하였습니다. <신곡>에서 단테는 이상의 여인 베아트리체의 인도를 받아 지옥, 연옥, 천국을 차례로 여행합니다.
아홉 살 때 학교 여선생님을 사모하는 조숙한 어린이는 있어도 단테만큼 평생토록 지순하게 사랑하고 찬양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하물며 자기 혼자 간직하지도 못할 정도로 정열이 넘쳐흘러 그것을 소재로 평생 글을 쓰고 마침내 위대한 작품까지 남겼다는 것은 단순한 집념의 조숙함이 아니라 단테의 문학적 소양의 조숙함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단테는 아홉 살의 어린 나이였지만 베아트리체를 보는 순간 이 여덟 살의 여인(?)을 소재로 평생 문학을 하겠다는 꿈을 품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단테는 후대에 자신이 소개한 베아트리체를 연인으로 삼은 사람이 그렇게 많으리라는 사실, 그래서 노래말로 만들어 노래를 부른 가수도 생기리라는 사실은 전혀 몰랐을 것입니다.
단테의 사랑에 일말이라도 관능적인 면을 연상하는 사람이 있다면 꿈을 깨야 할 것입니다. 스무 살 되던 해 단테는 평범한 여인과 정상적으로 결혼하여 생활하면서도 베아트리체에 대한 정신적 사랑의 고삐를 전혀 늦추지 않았으니까......
'환상 속의 그대', 베아트리체의 현실적 모델이었던 플로렌스 귀족 가문의 딸 베아트리체 포르티나리도 결혼을 했으나 스물네 살 되던 해인 1290년에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베아트리체라는 이름은 순백의 결정체로 남아 정신적 사랑의 대상이 되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가리키는 의미로 널리 사용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시행되던 성경 수업 시간에 신부님 에게 질문을 던졌지요. "세종대왕이나 우리 7대조 할아버지께서는 예수와 여호와의 존재 자체를 몰랐는데 예수를 믿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옥에 간다는 것은 너무 부당하지 않습니까?"
"하나님이 알아서 했겠지."라는 식으로 대답을 하길래 양껏 비웃어 준 기억이 납니다.
육신으로 믿음은 철학자들과 스콜라 철학자들이 열심히 머리를 굴려 만들어 놓은, 단테는13세기에 이미 알고 있었던, 연옥이라는 개념을 20세기 말에 그 교목은 몰랐던(자기는 생각이 안 났다고 우길 수는 있겠지만) 것입니다.
아주 오래 전 일인데 문득 생각이 나네요.
어떤 책('테이레시아스의 역사'였던가?)에서 주경철 교수라는 분이 단테의 신곡을 보고, 그 신곡에 나오는 지옥문의 입구에 있었던 경구라며, 멋지다고 글을 보고 저도 한 때 휴대폰 바탕화면에 띄워 놓았던 글귀가 생각이 나네요.
"모든 희망을 버리고 이리로 들어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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