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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스토리

노인과여인 (진실과거짓은...)

by yeon joo 2022. 10. 5.

보이는 것만이 진실은 아니다     

 

바다 물은 파랗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파란 색깔을 띠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눈에 보이는 현상, 즉 파란 물을 있는 그대로 믿고 의심하지 않는다.  

 

우리가 눈으로 보고 경험한 것, 혹은 오감으로 느낀 것에 의심을 두지 않는다. 때로는 거짓이 숨어 있다 해도 편견이 작용해 그것을 진실로 여길 때도 있다. 눈은 우리가 보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게 아니다.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 보여준다. 이 때문에 경험은 시야를 좁히고 우리를 동굴 속에 가둬버린다.     

 

여기 네덜란드인들에게 자유와 독립의 상징이 된 그림이 있다.

17세기 바로크 미술 거장 페테르 루벤스의 그림 ‘시몬과 페로’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보는 사람에 따라 두 가지 관점으로 보게 된다. 이 그림을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영락없는 포르노성 그림이다. 하지만 그림 속에 흐르는 이야기를 아는 사람에게 이 그림은 ‘성화’(聖畵)이다. 

그림은 피상적으로 보이는 것만이 진실은 아니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졌다고 틀림이 아니란 교훈을 준다.      

‘로마인의 자비’라고도 불리는 이 그림은 처음 세상에 선보였을 때만 해도 ‘예술이냐 외설이냐’의 논쟁을 부르기도 했다. 그림을 얼핏 보면 외설처럼 보일 수도 있다. 작품 속 두 인물의 나이 차이나 행위는 정상적이지 않다. 그런데 그림에서 말하려고 하는 것은 성스러운 인간 정신의 아름다움이다.   

   

감옥 안에서 손과 발이 묶인 채 있는 한 노인을 향해 젊은 여인이 앉아 있다. 그녀는 상의를 풀어헤치고 가슴을 밖으로 내놓고 있고 노인은 간절한 눈빛으로 그녀의 젖을 빨고 있다. 여인은 노인에게 젖을 물리면서 얼굴의 시선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혹시 누가 들어오지나 않을까 불안한 듯 밖을 향해 입구 쪽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관음증 환자처럼 창문 뒤에서 몰래 이들을 훔쳐보고 있는 두 명의 병사들 표정도 눈길을 끈다. 

뭔가 어울리지 않는 두 남녀 간의 변태적이고 외설적인 모습이다.     

 

이 그림의 소재는 로마의 역사학자 ‘발레리우스 막시무스’의 <기억할 만한 언행들>에서 가져온 한 일화이다. 그림 속 노인 ‘시몬’은 로마 제국에 저항하다 붙잡혀 사형선고를 받고 감옥에 갇혔다. 그에게 내려진 사형의 방식은 아사형. 즉 굶겨 죽이는 형을 선고 받아 아무것도 먹지 못하도록 했고 음식물의 반입도 금지되어 있었다. 

 

그런데 마침 출산한 직후인 딸 페로가 면회 때마다 몰래 자신의 젖을 아버지에게 먹여 생명을 연장시켰다. 그녀는 불안과 부끄러움을 무릅쓴 채 모유를 아버지에게 먹인 것이다. 

간수의 눈을 피해 아버지에게 젖을 물리는 시간동안 여인이 감수해야 하는 고통스럽고도 불안한 마음이 여인의 표정에 고스란히 표현돼 있다.     

이들의 사연을 들은 로마 권력자는 페로의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마음에 감동해 시몬을 석방했다고 한다.    

  

이 작품을 사람들이 외면한 것은 보여지는 상황이 보수적인 시대와 맞지 않게 변태적인 성묘사를 했다고 오해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것만이 진실이라고 믿었고 그 이면에 흐르는 진실은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다. 사람들의 편견의 대가는 컸다. 이 작품을 그리고 루벤스는 화가로서의 인생에서 내리막을 달리게 된다. 

사실이 항상 진실과 같은 것은 아니다. 사실은 육체의 눈으로 보고, 진실은 정신의 눈으로 본다고 한다. 우리가 진실을 보지 못하는 것은 눈으로 보는 것만을 믿으며 편견에 사로잡히거나 왜곡된 정보를 진실로 받아들이는 경우다. 진실은 얼마든지 감춰지고 조작될 수 있다.

 

남에게 속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자신의 무지에 속은 것이다.     

 

'개가 꼬리를 흔들다'를 뒤집은 말인 '왜그 더 도그(Wag The Dog)'는 '꼬리가 똑똑하면 개를 흔들 수 있다'는 뜻이다. 

대통령의 성추문을 덮기 위한 전쟁을 그린 미국 영화로 이 `왜그 더 도그'가 있다. 미디어를 조작해 국민을 현혹하는 것을 고발하는 내용이다.      영화의 내용은 대통령 선거 2주 전 터진 스캔들로 재선이 어려워지자 백악관 참모진들이 헐리우드의 영화기획자들을 동원해 기상천외한 미디어 조작을 감행한다. 미국민들에겐 생소한 나라 알바니아와 전쟁이 일어날 것처럼 연일 보도한다.

여기에 영화 기획자들이 영화적인 테크닉을 이용해 전쟁의 상황을 재현했고 이는 기정사실인 것처럼 여러 매체를 통해 퍼진다. 

그들의 예상대로 국민들의 관심은 전쟁으로 쏠리고 대통령의 스캔들은 잠잠해진다. 그 결과 압도적인 표차이로 재성에 성공하게 된다.     

 

사람들의 무지는 이러한 조작을 더 용이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러한 조작은 모든 영역에서 일어난다. 조작을 분석하고 해석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진실일 수밖에 없다.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이 말하는 4대 우상론은 이러한 인간의 오류를 경계하고 있다. 

영화 속 미국의 대중들은 '우상'에 빠져 정상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다. 진실을 감추기 위해 조작된 환영은 극장의 우상을, 실체를 알려하지 않고 무조건 믿어버리는 매스컴과 대중들은 우물 안 개구리처럼 동굴 안의 우상에 빠져 있다.      

보이는 것만 믿는 것, 권위 있는 인물이나 매체에 전적으로 의지해버리는 한 진실을 알 수는 없다.

 

우리가 진실에 대해 얼마나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주는 두  작품이 있다. 어찌 보면 같은 장소에서 그려진 듯한 두 모습이다.     

오늘 우리에 모습이기도 합니다 

말씀으로 믿음으로 예수는 그리스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