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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맛있는 음료 와인,칵테일

06-02-03 / 샤또 마고 1999 그리고..

by yeon joo 2022. 10. 7.

와인이라는 것을 알고 난 뒤

저는 아주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좋은 이웃분들 덕분에 언감생심.....

샤또 마고 86과 90과 그리고 세번째 마고 99까지....

아직도 저는 마고를 처음 만났던 그 때를 평생 잊을 수 없을겁니다.

 

2006년 2월 3일 기대반 두려움반 벨비노 AOC 2월 정모에 참석....^^

시험에 대한 지나친 걱정때문이었는지 감기몸살기운이 온 몸을 돌았습니다.

거기다 설상가상으로 시험징크스는 여전했구요.

 

열이 오른 몸

꽉 막힌 코

다 헐어버린 입안

약기운에 정신도 몽롱....

최악이었습니다. 몸상태는....

 

시험지를 받아 든 순간

머리속은 하얗게 변하고 머리속에 차곡 차곡 넣어두었던 것들이 알코올 휘발하듯 하나도 생각이 나질 않는 겁니다. 차근 차근 마음을 진정시키고 기억을 더듬으며 간신히 적어가는데....

여튼 시험은 쉽든 어렵든 부담을 주는 건 사실입니다.

다음달에는 더욱 열심히 해서 100점 맞도록 해야합니다..

100점 맞으면 와인사준신다는 분이 계셔서 ^^

 

 

CH. MARGAUX 1999와 이 친구를 제대로 느끼기 위한 비교와인인 Chateau Bellegarde 2001...

허나 자꾸만 86의 느낌이 되살아나서 99를 제대로 느낄 수가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언제즈음이면 와인을 마실때 상대적인 평가와 절대적인 평가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평생 그렇게 할 수 없을거라는 걸 알면서도

로버트 파커라는 그 유명한 분은 어떻게 평가할까 궁금해지더군요. ㅎㅎㅎㅎㅎ

 

아직은 비교 이런 건 어림도 없는 소리임을 알면서도 86과 90과 99

서로 머리속을 혼란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아 이건 내겐 사치인가보다....그런 결론을 내렸지요.

하지만 어느새 그들이 주었던 기쁨과 놀라움을 따라 헤매고 있는 저를 보면서 그냥 한번 웃어봅니다.

 

앞으로 몇번을 더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니 더 이상 만날 수 없다해도 세번의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합니다.^^

그리고 그런 바램하나 가슴에 품어봅니다.

지금의 저에게서 마고 99와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게 되길

20년 뒤의 저는 마고 86과도 같은 여인이 되어 있기를 말입니다.^^

 

 

처음 마고라는 와인을 접했을 때 함께 하셨던 분이 하신

<역시 마고다> 라는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조금 그 느낌과 기분을 이해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금방이라도 저 성에서 검은 벨벳 이브닝 드레스를 입은 제 나이 또래의 여자가 치마끝자락을 살짝 들고 걸어나올 것만 같은.....

그리고는 주위의 뭇 남성들의 시선을 무시하고는

오로지 자신이 사랑하는 한 남자만을 위해 옅은 미소를 보여줄 것 같은 그 도도속에 느껴지는 정결함까지...

 

몸상태는 최악이었지만....

아직도 1시간 뒤의 브리딩 후에 느낀 마고는 글로 말로 표현하는 걱 자체가 사족인 듯 합니다.